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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엄마 미워"
작고 예쁜 입에서 고운 말만 나올 줄 알았는데, 다섯 살 된 우리 아이가 요즘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.
이전에는 그냥 넘어갈 일도, 요샌 얄짤없다.
바로 "엄마 미워"
"엄마가 왜 미워?"
"엄마가 어쩌고 저쩌고.."
이해 못 할 말들이다. 정확한 이유가 없다. 이유가 있더라도 명확히 전달이 안된다.
이럴 땐 그저 감정을 이해해 주기로 했다.
나도 종종 내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데, 다섯 살 아이는 오죽할까.
"아 우리 반짝이가 지금이 마음이 안 좋구나.
이러이러해서 속이 상하는 거구나.
그럼 마음이 풀릴 때까지 엄마가 기다려 줄게.
괜찮아지면 엄마한테 말해줄래?"
거의 통하지 않았다. 그래도 엄마가 밉단다.
대신 날 미워하는 시간(=풀릴 때까지의 시간)이 달팽이 기듯 아주 서서히 줄었다.
지금 아이의 마음 상태가 어떤지, 내가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변화가 있었던 걸까.
더 드라마틱한 변화를 위해 어떤 요술을 부려야 할지는 나는 모르겠다.
다만, 내 마음은 확실한 변화가 생겼다.
기다림의 여유가 자리 잡았다.
"엄마가 왜 미워? 엄마가 뭘 잘못했는데?"라는 물음이 "우리 아이가 마음이 안 좋구나"라는 공감으로 바뀌니, 아이는 몰라도, 내 마음은 점차 편안해졌다.
아직도 정답은 모른다. 육아는 정답이 없다고도 한다.
내 마음의 평안에서 답을 찾기로 했다.
나는 오늘도 아이에게 배운다.
잊지 않기 위해 기록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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